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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바 Talk] 마시고 남은 와인은 어떻게 해야 하는가

[와인바 Talk] 마시고 남은 와인은 어떻게 해야 하는가

Emma Yang 2020년 10월 22일

열아홉 번째 와인바 Talk, 마시고 남은 와인은 어떻게 해야 하는가

이전 와인바 토크에서는 오픈하지 않은 와인의 보관과 숙성에 대해 이야기했다. 직접 구매하거나 선물 받은 와인을 보관하는 방법도 중요하지만, 마시고 남은 와인에 대한 보관과 처리에 관한 일도 꼭 알아둬야 할 이야기다. 여러 사람이 와인 한 병을 마시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겠지만, 와인 한 병을 혼자 마시기는 사실 쉽지 않다.

실제로 혼술을 하고 싶은데 와인 한 병을 오픈해 다 마시지 못하기 때문에 혼술로는 와인 마시기가 두렵다고 말하는 와인바 손님이 많다. 와인 한 병의 기준 용량은 750mL이다. 쉽게 비교해 보자면 소주 한 병의 용량은 360mL로, 와인 한 병이 소주 두 병보다 약간 더 많다. 와인의 알코올 도수를 살펴보면 알코올이 다소 높은 레드 와인의 경우 13~15도(%) 정도이고 17도까지 높은 와인도 있으니, 소주와 비교해도 절대 가볍지 않은 술이 바로 와인이다.

와인 한 병을 다 마시지 못했다면 남은 와인을 보관하는 방법을 알아두는 것도 중요하다. / 사진 출처: bigredliquors.com

와인을 한 병 오픈해 마시다 보면 와인이 남는 경우가 있다. 와인바에서 와인을 마시다 남으면 보관(Keeping)해달라고 하는 손님이 있는데, 사실 와인은 보관이 힘들다. 소주나 양주 같은 경우 남은 것은 뚜껑을 닫고 좀 놔둬도 약간의 김이 빠질 뿐이지 크게 맛이 변질하거나 하는 경우는 드물다. 하지만 와인은 다르다. 와인은 그렇게 했다가는 1~2일이 지나기도 전에 다 변질해서 먹을 수 없게 된다.

그럼 와인을 한번 오픈하면 어떻게 해야 할까? 와인이 오픈된 후 변질을 막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사실 많지 않다. 이것이 와인 업계 사람들이 항상 고민하고 연구하는 분야 중 하나인데, 여러 가지 장비며 방법들이 와인의 변질을 막고자 사용되고 있다. 하지만 마시던 와인을 보관하는 방법이 와인을 처음 상태 그대로 보관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이미 오픈을 한 시점부터 와인은 변하기 시작하기 때문이다. 이런 사실을 감안하고 산화와 변질을 최소화 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이 와인 보관의 핵심이다.

와인 세이버, 가스를 주입해 산소를 차단하는 방식으로 보관해야 하는 와인이 많을 때 효율적이다. / 사진 출처: www.winesave.com

가정에서 가장 손쉽게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은 와인 세이버(Wine Saver)를 사용하는 것이다. 와인을 오픈하고 난 후 남은 와인이 병에 있을 때 코르크 마개처럼 사용하여 와인을 보관하는 도구이다. 일반 코르크 마개와 같이 단순히 외부 산소를 차단하는 기능을 가진 것도 있고, 나아가 병 안에 들어간 산소를 밖으로 빼내어 병 안을 진공상태로 만들어 산화 작용을 막는 세이버도 있다. 단순히 병 입구만 막는 세이버라면 이미 와인병 안에 있는 산소의 산화 작용을 막기는 어렵기에, 와인이 변질하는 것을 피하고 싶다면 병 안을 진공 상태로 만드는 세이버가 더 낫다. 세이버 안에 산소를 흡수하는 흡수체를 넣어 산소를 완전히 흡수하는 세이버도 있다. 기능이나 가격이 천차만별이니 예산과 활용도에 따라 선택하면 된다.

또 하나의 방법으로는 질소나 이산화탄소, 아르곤 가스 등 반응성이 낮고 산소보다 무거운 비활성 기체를 활용하여 와인 산화를 방지하는 경우가 있다. 이 방법은 와인에 사용된 원래의 코르크를 다시 재활용하여 와인을 보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코르크를 오픈한 상태에서 가스 주입 기구를 와인병 안으로 넣은 후 적정량의 가스를 분사해서 병 안의 산소를 다른 기체로 대체해 준다. 그런 후에 코르크 마개를 닫고 와인을 보관하면 된다. 가스 주입 기구는 한번 사면 여러 차례 사용할 수 있어 보관해야 할 와인이 많을 때 효율적이고, 무색무취의 가스로 해로운 성분이 없이 산소 차단 효과가 좋아 와인을 좋은 상태로 보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와인의 산화를 최소화 하기 위해 코르크를 오픈하지 않고 와인을 따르는 방법도 있다. / 사진 출처: Coravin

와인 보관 기술은 점점 발전해 아예 와인 코르크를 오픈하지 않고 와인을 따라 마실 수 있는 방법도 생겼다. 코르크에 바로 주사기 같은 바늘을 꽂아 와인을 따라내는 방식으로 와인 오픈 시점부터 아예 공기의 접촉을 차단하는 방법이다. 필자가 캘리포니아 와이너리를 방문했을 때 와이너리에서 이 기구를 사용하여 와인을 따라주는 모습을 보았다. 다른 와인 보관 방식보다 효율적인 대신 기구가 비싼 편이고, 이를 사용하기 위한 아르곤 가스를 지속적으로 구매해줘야 하기 때문에 비용이 많이 든다는 단점이 있다.

개인이 아니라 레스토랑이나 식음료 업장에서는 여러 와인을 잔(Glass)으로 판매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경우 와인의 상태를 효율적으로 관리하기가 더 어려운데, 와인 디스펜서(Wine Dispensers)라는 기계를 사용하여 와인을 관리하기도 한다. 디스펜서라고 하면 흔히 햄버거 매장에서 콜라나 사이다 같은 것을 직접 따라 마시는 기계를 떠올릴 수 있는데, 와인을 그런 방식으로 이용하는 기계라고 생각하면 된다. 와인 디스펜서는 좀 더 세밀한 기계로 와인이 나오는 양을 조절할 수 있어 와인 관리와 판매에 효율적이다. 와인 디스펜서 역시 와인에 질소 가스를 주입하는 방식으로 와인의 산화를 방지한다.

와인 디스펜서는 와인을 판매하는 업장에서 효율적으로 와인을 관리를 할 수 있는 기계이다. / www.winewalls.co.uk

와인 한 병을 혼자 다 마시기 어렵다면 와인을 보관하는 방법을 적절하게 사용하여 좋은 상태로 남김없이 마실 수 있어야 한다. 와인 보관 방법은 너무 많기 때문에 개인의 기호와 상황에 따라 선택하되 보관 기간이 오래될수록 와인의 상태가 점점 저하된다는 사실을 인지해야 한다. 한 병을 온전히 마시기 어렵다면 반병 사이즈의 와인을 찾아 마시는 것도 와인을 굳이 보관하지 않고 효율적으로 마시는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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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mma Yang

모두가 와인을 쉽고 재밌게 마시는 그 날을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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