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ADING

와인과 각종 주류, 관련 기사를 검색하세요.

새로운 와인 경험을 찾아서 : 스위스 와인(Switzerland Wine)

새로운 와인 경험을 찾아서 : 스위스 와인(Switzerland Wine)

정아영 2019년 9월 10일
사진1) 스위스 와인 산지 전경

사진1) 스위스 와인 산지 전경

스위스 와인은 유럽의 주요 와인 중에는 언급조차 되지 않을뿐더러, 국내에서는 그리스 와인의 유명세에 밀리고 있다. 그러나 스위스는 맑고 청정한 알프스 산맥의 정기를 받아 품질 좋은 와인을 생산하고 있다. 다만, 우리가 만날 수 없는 이유는 자국민에게 인기가 높아 스위스 내수 시장에서 거의 소비되기 때문이다.

 

운이 좋게도 필자는 대학생 때 스위스에서 교환학생을 한 적이 있으며, 업무상 스위스를 자주 방문하는 탓에 스위스 와인을 맛볼 기회가 많았다. 마시자 매거진을 통해 다양한 와인 산지를 경험하고자 하는 독자분들께 스위스 와인을 소개하고자 한다.

 

스위스 와인 공식 홈페이지(www.swisswine.ch)에 따르면 포도나무가 스위스에서 재배된 것은 로마 제국시대부터이며, 현재 포도밭의 규모는 세계 20위, 연간 1인당 와인 소비량은 33리터 정도로 41위이다. 와인 양조를 위한 스위스 포도는 주로 산악 지대에서 재배되며 해발 270m(티치노 지방)에서 1,100m(발래 지방)에 이르며 가파른 경사면에서 재배된다는 특징을 가진다. 당연하게도 겨울에 눈을 볼 수 있을 만큼 춥고 서늘하며, 연 평균 기온은 스위스 독일어권 지역이 섭씨 9도, 티치노 지역이 12도 정도이다. 

 

그림1 )스위스 포도 품종별 생산비율

그림1 )스위스 포도 품종별 생산비율

현재 스위스 전역에는 약 240여 종의 포도 품종이 자라고 있다고 추측되지만 통계청에 기록된 것은 75개 정도다. 스위스는 화이트 와인이 유명하다고 알고 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가장 큰 비중을 가진 포도 품종은 피노누아(Pinot Noir)이다. 순위를 매겨보자면 1위인 피노누아(Pinot Noir) 29%, 샤슬라(Chasselas) 27%, 가메이(Gamay) 10%, 멜롯(Merlot) 7%를 차지하고 있다. 스위스 토착 품종은 샤슬라(Chasselas)를 포함하여 전체 생산량의 36%를 차지하고 있으며 그 외 토착 품종은 이름도 생소한 가마렛(Gamaret), 가라누와(Garanoir), 아르빈(Arvine), 아미뉴(Amigne) 등이 그것이다. 또한 샤르도네(Chardonnay), 소비뇽(Sauvignon), 시라(Syrah)와 같은 국제 품종은 총생산의 약 18%를 차지한다.

 

다른 것을 다 포기하더라도 필자가 꼭 시음을 추천하고 싶은 품종은 스위스의 대표 품종, 샤슬라(Chasselas)이다. 샤슬라는 제네바 지역에서 기원한 매우 오래된 품종으로 17세기 펑당(Fendant)이라 명명된 바 있으며 현재까지 발래 지역에서는 그렇게 부르고 있다. 프랑스에서는 간혹 사부와(Savoie)와 알자스(Alsace) 지방에서 재배되며, 독일에서는 구테델(Gutedel)이라는 이름으로 저렴한 화이트 와인 블렌드용으로 재배된다.

 

샤슬라도 스위스 어느 지역에서 재배되는지에 따라서 그 특성이 매우 다양하지만, 보(Vaud) 지역의 샤슬라 시음을 추천한다. 독일이나 오스트리아 지역 와인의 특성을 보이며 쨍한 산도는 아니지만 충분한 산도, 그 은은한 향과 음식과의 매칭에서 놀라움을 선사한다. 스위스 어느 비스트로에서 퐁듀에 함께 마시기에 매우 좋으며, 혹은 생산지를 방문하여 레만 호수를 바라보며 마신다면 더 인상적일 것이다. 

 

그림2) 스위스 내 지역별 생산비율

그림2) 스위스 내 지역별 생산비율

스위스의 포도 재배 지역은 크게 6개 지역으로 나눌 수 있다. 33%의 와인을 생산하는 발래(Valais) 지역이 단연 1위이며, 그 아래로 보(Vaud) 지역 25%, 독일어권 스위스 19%, 제네바(Geneva) 지역 10%, 티치노(Ticino) 지역 7%, 뉴샤텔(Neuchâtel) 호수 지역 5%로 구성된다.

 

발래(Valais) 지방의 와인은 레드품종 62%, 화이트 품종 38%로 구성되어 있으며 다양한 품종, 다양한 스타일의 와인이 생산되고 있다. 푄(Foehn) 현상으로 인해 따뜻한 바람이 불어 포도 재배에 좋으며 유럽에서도 가장 높은 고도의 포도밭을 가진 스위스에서 가장 건조한 지역으로 꼽힌다.  

 

사진2) 보(Vaud) 지역 포도밭 전경

사진2) 보(Vaud) 지역 포도밭 전경

보(Vaud) 지역은 샤슬라의 고장으로 화이트 품종이 더 큰 비율(66%)로 재배되는 유일한 생산지 이다. 총 재배되는 포도 중 61%가 샤슬라이며, 그 품질도 스위스에서 단연 최상이다. 가장 유명한 소지역은 데잘리(Dézaley)이며 이 곳은 시트 수도회 수도승에 의해 중세시대부터 가꾸어진 전통 있는 포도밭이며 그랑 크뤼(Grand Cru) 등급을 가지고 있다. 보 지역의 또 다른 그랑 크뤼를 가진 지역은 칼라망(Calamin)으로 온화한 기후, 좋은 일조량을 가지고 있다.

 

독일어권 스위스의 와인은 두 와인 품종이 압도적으로 많이 생산되고 있다. 피노누아와 뮐러-투르가우(Muller-Thurgau)가 그것이다. 기후가 다소 추워 포도를 익히는 것이 늘 어려우며 그렇기에 재배에 있어 마이크로 기후가 매우 중요한 지역이다.

 

제네바(Geneva) 지역에서 가장 중요한 와인 품종은 보졸레를 만드는 가메이(Gamay)이며 최신 기술을 이용한 현대적인 와인 생산이 이루어지고 있는 곳이다. 보통 가메이와 피노누아를 블렌딩한다.

 

티치노(Ticino) 지역은 이탈리아어권 스위스이며, 멜롯 와인의 중심지로 그 비중이 85%에 육박한다. 몇몇 재배자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쉽게 마실 수 있는 라이트 바디의 멜롯을 생산한다.

 

마지막 뉴샤텔(Neuchâtel) 호수 지역은 피노누와와 샤슬라가 주로 재배되며, ‘페르드릭스의 눈’이라고 해석될 수 있는 피노누아 베이스의 ‘외이으-드 페르드릭스(Œil-de-Perdrix)’ 로제와인이 유명하다.

 

독일어, 프랑스어, 이탈리아어, 로망스어를 쓰는 스위스는 다양한 공식 언어만큼이나 다양한 와인을 가지고 있다. 우리에게는 아직 낯설기만 하지만, 스위스 와인도 그 재배 지역에 따라 품종과 특성이 다 다르며 토착품종부터 국제품종까지 다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왠만하면 내수 시장에서 해외로 나와주지 않는 스위스 와인. 만날 기회가 있다면 발 벗고 시음하시기를 바란다.

Tags:
정아영

WSET 고급(with distinction). 3개국어+a 가능. 국제학 석사. 20여개국 여행.

  • 1

Leave a Comment

Your email address will not be published. Required fields are marked *